글/ 정윤희 (책문화네트워크 대표, 문화평론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5일(현지시간) 12시 15분(한국 시간 26일 새벽 1시 15분),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밤잠을 설치면서 시청한 한미정상회담 생중계는 시종일관 흥미진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장면들이 있기에 트럼프의 특유한 성격이 또 나오지 않을까 살짝 염려도 했으나 기우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쉽지 않은 인물 트럼프 대통령 위에, 쉽지 않은 것을 잘 해내는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한미정상회담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첫 만남을 앞두고 사전 준비를 많이 한 성과이다.  

8월 26일 대통령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인간 트럼프’를 철저하게 분석해, 대비해 왔다. 방미를 앞두고 트럼프 관련 서적을 읽고 트럼프를 만난 다수의 분들을 만났습니다."라고 밝혔다.  

한미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한미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면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면 (사진=대통령실)
방명록에 사인을 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이를 바라보는 트럼프 (사진=대통령실)
방명록에 사인을 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이를 바라보는 트럼프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에 남긴 문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펜.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방명록에 남긴 문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펜. (사진=대통령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 외교를 앞두고 읽은 도널드 트럼프의 저서 ‘거래의 기술’이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로 부상했다. '거래의 기술'은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의 협상 스타일을 이해하기 위해 참고했다고 전해졌다. 

미국에서 1987년에 출간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은 지금도 미국사회에서 협상 전략의 고전이다. 한국엔 2016년에 번역출판됐다. 

부동산 개발과 금융 거래에서 체득한 협상 원칙과 실전 사례를 담아낸 이 책은 출간된 이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32주간 올랐으며, 미국에서 ‘협상 바이블’로 불렸다. 

트럼프는 이 책에서 “거래는 예술”이라고 정의한다. 거래는 계약 행위가 아니라 창조적이고 전략적인 활동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거래의 원칙으로 크게 생각하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선택지를 넓혀 두기, 언론을 활용해 여론을 움직이기 등 11가지를 제시한다. 책에서는 트럼프 타워, 그랜드 하얏트 호텔, 애틀랜틱시티 카지노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어 협상의 장에서 어떻게 심리전을 펼쳤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1987 출판된 'TRUMP : The Art of the Deal'(1987)을 원전으로 한 번역서 '거래의 기술 : 도널드 트럼프  자서전'.  한국에는 2004년 김영사에서 번역출판된 후, 다시 2016년 살림출판사에서 출판됐다.
1987 출판된 'TRUMP : The Art of the Deal'(1987)을 원전으로 한 번역서 '거래의 기술 : 도널드 트럼프 자서전'. 한국에는 2004년 김영사에서 번역출판된 후, 다시 2016년 살림출판사에서 출판됐다.

 

이 책은 논란의 여지도 있다. 성과중심적 사고와 실용주의적 태도는 협상의 속성을 잘 드러내지만, 윤리적 고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트럼프의 정치적 행보와 맞물려 권력과 거래의 복합적 관계를 보여주는 텍스트로 재조명된다.

‘거래의 기술’은 단순한 베스트셀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정치적 맥락과 사회적 상황에 따라 새로운 해석이 덧입혀지며 지금도 읽히고 있다는 점에서, 책은 살아 있는 ‘정치 텍스트’로 기능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독서는 한 권의 책이 국가 간 외교 전략과 국가 정책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리더의 독서는 개인적인 지적 활동을 넘어 정치·외교 무대에서 전략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즉 리더의 독서가 실질적 정책 판단과 외교적 결단에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치 지도자가 특정 책을 읽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회적 파장이 일어나고, 그 맥락이 언론과 대중의 담론으로 확산되는 현상은, 리더의 독서활동의 상징성과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정윤희 책문화네트워크 대표. 문화평론가로 칼럼을 쓰고 있으며, 책문화생태학자로서 지속가능한 책문화생태계를 연구하고 확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언론학 전공으로 언론학 석사, 문화콘텐츠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12기 국회입법지원위원, 경기도광역도서관위원회 위원, 한국출판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책문화생태론', '문화민주주의 실천과 가능성', '생태적 글쓰기를 하는 마음' 등이 있다.  
정윤희 책문화네트워크 대표. 문화평론가로 칼럼을 쓰고 있으며, 책문화생태학자로서 지속가능한 책문화생태계를 연구하고 확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언론학 전공으로 언론학 석사, 문화콘텐츠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12기 국회입법지원위원, 경기도광역도서관위원회 위원, 한국출판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책문화생태론', '문화민주주의 실천과 가능성', '생태적 글쓰기를 하는 마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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