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윤희 (책문화네트워크 대표, 문화평론가)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 2025년 8월 20일 보도)과 유럽 매체 유로뉴스(Euronews, 2025년 8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정부가 책에 부과되던 25%의 부가가치세(VAT)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2026년 예산안에 포함될 예정이며, 연간 약 3억 3,000만 크로네(약 3,800만 파운드)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덴마크 정부는 이를 단순한 재정 손실이 아닌 독서율 제고와 문화 진흥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보고 있다.
덴마크는 유럽에서 책에 가장 높은 VAT를 적용하는 국가다. 참고로 핀란드는 14%, 스웨덴은 6% 수준이며, 노르웨이는 책에 아예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한국 역시 책을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다.
덴마크 자콥 엥겔-슈미트 문화부 장관은 “독서 위기를 끝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문화를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세금 폐지가 실제로 책값 인하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단순히 출판사의 이익만 확대하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덴마크 정부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세금 폐지에 그치지 않고, 공공도서관과 학교의 협력을 강화해 아동과 청소년이 문학에 접근할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독서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장기적으로 문해력을 높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스웨덴은 2001년 책에 대한 VAT를 인하했지만 판매 증가가 주로 기존 독자층에 머물렀다는 분석이 있다.
덴마크 정부 역시 이번 조치가 실제로 새로운 독자층 유입과 독서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면밀히 평가할 계획이다.
덴마크의 이번 결정은 조세 개편을 넘어 책과 독서를 공공재로 강화하려는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평가되며, 향후 정책 효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